[문화in] 일본에선 '대 잇지만 어제와 다르게' 협동조합·기업서 현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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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전통적 공예산업진흥법'을 제정한 일본 정부는 '전통 공예품'의 요건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와 마지막 요건에는 일본의 전통 공예가 발전하는 비결이 담겨 있다. "생활 변화에 맞춰 현대화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산업으로 자리잡아야 경쟁력이 확보된다"는 판단이다.

금박으로 유명한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는 전통 공예로 지역 경제를 일으킨 사례다. 금박 공예는 원래 불교용품이나 공예품 재료로 공급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한 중소기업이 손으로 두들겨 만들던 금박을 기계로 대량 생산한 이후 금박을 이용한 식품.화장품까지 선을 보였다. 가나자와시의 금박 가공품은 시장의 95%를 점하고 있다.

이바라키현 카사마시의 도자기도 지역의 문화 유산이자 주 수입원으로 큰 몫을 한다. 판로 걱정에 시달리는 한국 공예 분야와 달리 이 곳에선 도자기협동조합이 재료 구입과 상품 판매를 전담한다. 매년 두차례 도자기 축제를 열고 현대적 디자인이 가미된 식기.조명기구 등을 판매한다. '대를 잇지만 어제와는 다르다'는 말로 표현되는 일본의 장인 문화는 전통을 현대화해 고부가 상품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탐사기획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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