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지키다 고비마다 진가 발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막강 현대에 상상밖의 대연전극을 연출했던 호남정유의 수훈감은 실업5년생인 주장 이성례(이성례).
왼쪽공격수인 이는 팀의 주장이면서도 이번 대회들어 후배들인 여고생주전들의 팀웍을 위해 경기 때마다 벤치 신세로 숨은 눈물을 삼켜야 했다.
국민학교 시절부터 배구에 입문했던 이는 85년 대전청란여고를 졸업한 후 호남정유에 입단했으나 빛을 보지 못한 팀과 함께 무명선 선수로 지내왔다.
올 시즌들어 이는 여고생인 홍지연 장윤희 김호정 등 「유명」선수에게 밀려 더욱 뒷전으로 밀려나는 처지에 몰렸으나 위기대처능력이 뛰어나 김철용 감독의 「히든카드」로 의중을 사로잡았다.
지난 9일의 선경전에서도 이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풀세트까지 가는 어려운 상황에서 배짱좋은 왼쪽 고공강타를 마구 구사하는 이는 여기서도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김감독은 『이는 후배들에게 밀려난 후보선수가 아니라 상대방을 깜짝 속이는 막판의 「비밀무기」였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