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뺏길라 … '더블 볼란치' 줄부상에 대표팀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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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이 중 설기현을 뺀 세 선수가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다. 남은 한 명의 볼란치 요원 백지훈도 정규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 중원에 비상이 걸렸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원래 부상이 많은 자리다. 상대 플레이 메이커를 전담 마크해야 하고, 역습당할 때는 반칙을 하거나 몸을 날려 1차 저지를 해야 한다. 압박 수비와 몸싸움을 가장 치열하게 해야 하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원조 진공청소기' 김남일은 2002 한.일 월드컵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등 중요한 대회 도중이나 직전에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이번에도 노르웨이(6월 2일), 가나(4일)와의 평가전에는 뛰지 못할 것 같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아드보카트호 4-3-3 포메이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더블 볼란치)는 완벽한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포백 수비진을 돕고, 공격형 미드필더 박지성이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에 전념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원이 흔들리면 수비가 불안해지고 공격도 부실해진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대표팀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포지션이었다. 김남일-이호 콤비에 '투르크 전사' 이을용이 가세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장 걱정스러운 자리가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축구 선수가 훈련하다 보면 다치게 마련이다. 다치지 않으려면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게 낫다"며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지만 속이 편할 리는 없다.

그는 "연습 경기에서는 뭔가 보여주려는 욕심이 지나쳐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의욕도 좋지만 몸조심이 더 중요하다. 토고와의 월드컵 본선 1차전이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글래스고=정영재 기자

◆ 볼란치란=포르투갈어로 '방향타'라는 뜻. 최종 수비진 앞에서 상대 공격을 저지하고, 가로챈 볼을 공격진에 연결한다.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시스템을 '더블 볼란치'라 하고 역할에 따라 홀딩형.앵커형으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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