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조」제외한 노사간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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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정부는 올봄 근로자들의 임금인상투쟁은 재야 노동단체를 중심으로 한 지역별·업종별 연대파업의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분규가 동시다발이 될 우려가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9일 오전9시 인천올림포스호텔 회의실에서 열린 「장영철 노동부장관초청 노사대표 조찬간담회」에서는 노동부가 연대 파업의 주체가 될 것으로 우려하는 재야 노동단체인 인노협 소속 노조대표는 한사람도 볼수 없었다.
이날 참석한 근로자 대표는 노총 인천시 협의회관계자, 노총산하 단위노조대표 31명이 전부.
장장관은 이들 앞에서 『제도권의 기존노조와 신생노조간 지지기반 확대를 위한 노조갈등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렇다면 제도권 노조대표들 뿐만아니라 이른바 「민주노조」를 표방하는 신생노조대표들도 초청해 그들의 얘기를 듣고 갈등이 아닌 화합을 강조했어야 옳지 않았을까.
『오늘 행사가 갑자기 결정돼 노총인천시협의회를 통해 노조대표를 초청했다』는 것이 노동부의 해명이나 인노협측은 『초청받은 일도 없고 간담회가 열리는 사실도 몰랐다』고 전한다. 『우리회사 주변노조는 대부분 인노협 소속이다. 융화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한국노총산하에 사업별·기업별노조가 결성돼있어 모든 노조가 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도록 노력하겠다.』
한 노조위원장의 질문에 공허한 답변이 뒤따랐다.
질문과 답변은 노조대표와 장관사이에서 오갔을 뿐 경영자대표는 단 한마디의 질의·응답도 없이 묵묵히 경청(?)만 하는 묘한 분위기의 노·사·정 간담회였다. <인천=김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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