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동결시킨 우리 돈 내놓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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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의 홍창일(59.사진) 주 독일 대사가 28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유럽 교민들 주최로 독일 본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기념 강연회를 마치고 그를 만났다.

-6자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기 위한 조건은.

"미국이 마카오의 방코델타 아시아 은행에 동결시킨 우리 돈을 우리 손에 가져다 놓으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날로 6자회담에 다시 나온다. 금융제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절대로 6자회담에 나갈 수 없으며 미국과 마주 앉아 핵문제를 토론할 수 없다."

-현재 북한은 핵 무기를 얼마나 갖고 있나.

"잘 모르겠다. 그러나 플루토늄 생산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의 5.31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하면 남북관계에 변화가 오지 않겠나.

"두고 봐야겠다. 한나라당은 북남관계에서 매우 보수적이다. 북남관계가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방선거에서 누가 이기건, 또 누가 대통령이 되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하루빨리 외세를 없애고 우리 민족끼리 화목하게 살자는 게 우리 입장이다."

-최근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가 있다고 일본 NHK가 보도했다. 사실인가.

"군대가 하는 일이라 잘 모른다. 그러나 미사일 발사는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우리의 주권이다."

-요즘 일본에선 피랍자 메구미와 그 남편 김영남이 화제다. 일본과의 관계는.

"일본인 납치자 문제는 다 해결됐다. 고이즈미 총리가 의심하는 것을 다 해명했다. 그러나 일본의 극우익 보수세력이 납치자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은 조.일 공동성명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몇 등을 할 것 같은가.

"월드컵에서 남조선 팀이 1등을 했으면 좋겠다. 평양에서도 남조선이 이기길 바란다. 우리는 여자 축구가 조금 세다. 남자 축구는 과거 맹활약을 했는데 지금은 1960년대 수준에서 머물러 있다. 그런데 요즘 히딩크 감독은 무얼 하는가."

본=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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