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경기단체 새해들어 「제자리찾기」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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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한체육회 가맹 각 경기단체가 새해들어 새로운 위상 찾기에 진통을 겪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올림픽을 치르기까지 5공화국치하에서 자의반 타의반 체육단체회장으로 추대되어 엄청난 물량을 쏟아넣던 기업인 회장들이 올림픽 후 회의감을 느끼면서 비롯되기 시작했다.
특히 올림픽 후 국내 스포츠의 열기가 냉각됨으로써 각 경기단체의 위축을 촉진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인 출신으로 불리는 각 경기단체 임원들이 주도권 장악 등 이해관계에 얽혀 파벌싸움에 급급함으로써 더욱 기업인 회장들의 관심을 멀리 하게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서울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란 미증유의 스포츠제전이 유치된 후 각 경기단체의 경기인 임원들은 오직 경기력 향상이란 미명하에 마구잡이 해외원정 등 엄청난 경비를 썼다.
경기인구가 불과 수 백명에 불과하고 세계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단체들도 거의 1년에 5억∼10억원정도의 예산을 소요하는 것이 예사였다.
또 일부 직업없는 임원들은 각 경기단체에 기생, 호구지책으로 이용하면서 파벌싸움을 야기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림픽이 끝나자 경기단체들이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미 배구(회장 김중원) 축구(회장 김우중)에 이어 수영(회장 이명박) 야구 (회장 최인철) 커누(회장 문박) 사격(회장 이우재)종목에서 회장이 사퇴했으며 이 중 야구·커누를 제외하고는 후임회장을 구하지 못해 자칫하면 행정공백이 장기화할 위험에 처해 있다. 이같은 와중에 체조협회 (회장 정명직)가 운영 및 체질개선에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앞으로 각 경기단체들의 진로에 하나의 좋은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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