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람끼리 감염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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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서 AI에 감염된 일가족 7명 중 6명이 사망한 사례를 조사한 뒤 결과를 발표하면서 "희생자들은 가금류로부터 각자 별도로 AI에 감염된 것이 아니라 이들 사이에서 AI가 번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는 야생 조류나 가금류에서의 AI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북부 수마트라의 쿠부 셈벨랑에 사는 32세의 남성은 AI 증세로 13일 숨진 아들을 간호하다 자신도 감염돼 22일 사망했다. 숨진 아들은 가족 중 처음으로 AI 유사 증세로 사망한 고모로부터 지난달 말 AI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희생자 중 일부는 먼저 감염된 사람과 좁은 방에서 함께 잠을 잔 것으로 조사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마리아 청 WHO 대변인은 "가족 간에 한 단계 이상의 전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HO는 "문제의 인도네시아 가족을 조사한 결과 감염자 모두가 앞서 AI에 걸린 환자와 오랫동안 가깝게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것이 감염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람 간 전염을 확산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의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 가족의 범위를 벗어난 이웃 지역에서 AI의 급속한 확산 징후도 아직은 없다"고 밝혔다.

이 기구는 "사람 간 감염 외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사람 간 AI 감염 가능성은 세 차례 보고됐으나 이번처럼 많은 사람이 희생되기는 처음이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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