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평화협상 만으로 北 제재해제 불가…경협보다 비핵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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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8 무역협회-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리커넥팅 아시아(Reconnecting Asia) 콘퍼런스'에서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맨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8 무역협회-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리커넥팅 아시아(Reconnecting Asia) 콘퍼런스'에서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맨오른쪽) 등 참석자들이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18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비핵화와 관련한 분명한 진전이 있어야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이날 한국무역협회와 CSIS 공동주최로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리커넥팅 아시아 콘퍼런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남북의 만남은 긍정적이지만, 비핵화를 향한 실제적인 걸음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차 석좌는 “핵 시설 신고와 검증, 비핵화 시간표 등 비핵화 진행을 위한 모든 방안이 중요하고, 정상회담에서 진전이 있어야 한다”면서도 “공개적으로 비핵화 관련 결과물을 내놓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 석좌는 또 “미국 정부가 이미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사실 싱가포르 회담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비핵화 진전이 없다는 점에서 아직 회의적 시각이 강하다”며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2차 북미회담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 결과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도 실제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석좌는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실질적 행동이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며 “종전선언은 아무 대가 없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북한의 남한에 대한 위협 중단, 인권 문제 해결 등을 위한 실제적인 노력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북 경제협력 역시 차 석좌는 비핵화에 대한 논의 없이 평화협상만으로 대북 제재 해제를 요청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차 석좌는 “(비핵화 진전이 없으면) 미국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국제 금융기구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기업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제재 해제를 원한다면 경협 얘기를 할 게 아니라 비핵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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