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4일부터 중국산 2000억 달러어치에 관세폭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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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침내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약 225조원) 어치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성명을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중국산 수입품 절반에 가까운 규모에 해당 #올해말까지 10%, 내년부터 25%로 확대 #중국이 600억 달러 보복관세로 맞서면 #2670억 달러어치로 관세 확대한다고 엄포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7주간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무역대표부(USTR)를 통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관세가 부과되는 시점은 24일부터이다. 일단은 ‘수퍼 301조’가 적용, 10%의 관세가 올해 말까지 부과된다. 내년 1월1일부터는 대폭 오른 25%의 관세를 예고했다.

당초 의견수렴 기간이 끝나는 6일 자정을 기해 2000억 달러어치에 관세부과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나 이날 뉴욕증시가 장을 마친 뒤 전격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수준의 양보를 중국으로부터 받아내려 물밑 작업을 벌였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500억 달러어치 수입품과 비교할 때 새로 관세가 부과되는 2000억 달러 상당의 수입품에는 소비재가 다수 포함돼 미국 시장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다양한 여파가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은 제외됐지만 음식 재료와 화학제품과 미네랄, 담배, 각종 전자제품과 사무실 용품이 대거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일 중국이 우리의 농산물과 제품에 보복관세로 맞설 경우 3단계 조치로 2670억 달러어치 수입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중국 정부는 이미 미국이 2000억 달러어치 중국수입품에 관세를 매길 경우 미국산 수입품 600억 달러어치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가 먹힐지 중국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70억 달러어치로 관세 대상이 넓어질 경우 중국산 수입품 전 품목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수개월동안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기업에 대해 공정하게 대해줄 것을 요구해왔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그런 변화를 수용할 의지가 없다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추가 관세 부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대화의 여지는 남겨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중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바로 잡으려는 의지를 갖고 무역분쟁을 함께 해결하기를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바란다”고 밝혔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