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어렵게 기회를 잡았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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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통합예선 3라운드> ●윤성식 아마 7단 ○변상일 9단

13보(215~230)=흑의 승리로 승부가 결정된 것 같았던 바둑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윤성식이 변상일의 승부수에 당황해서 뒷걸음질 치는 사이, 변상일은 다시 극적으로 판을 뒤집을 기회를 잡았다. 121까지 선수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백이 3집 정도 이득을 봤기 때문에 이제는 미세한 반집 승부가 됐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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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집 승부에서는 누가 끝내기를 더 정교하게 하는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끝내기만 제대로 해낸다면, 변상일이 이 바둑을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변상일은 어렵게 얻은 기회를 승리로 연결하진 못했다. 승리의 여신은 결국 윤성식에게 미소지었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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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222를 두는 대신 '참고도'처럼 두었다면 백이 미세하게나마 남는 형세였다. 하지만 변상일은 222를 두면서 이 수가 너무나도 쉽게 선수가 된다고 생각했던 듯하다. 230수 이후는 단순한 끝내기 수순이라 줄인다. 이후 바둑은 50여 수나 진행됐지만, 변상일은 결국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 바둑을 승리하며 윤성식은 아마추어 신분으로는 유일하게 프로기사들과 함께 삼성화재배 32강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아마추어 선수가 삼성화재배 본선에 진출한 건 2010년 민상연(현재 프로 5단) 이후 8년 만이다. 이변을 연출한 윤성식이 본선 무대에서도 깜짝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273수 흑 반집 승.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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