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상공부 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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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우선 인사쇄신에 힘쓰겠습니다. 또 제가 학자출신이라서 하는 말은 아니지만 상공부는 실물경제의 총 본산으로서 기획원·재무부 등과 협력할 일이 많은 만큼 직원들이 열심히 공부해 이론무장을 해야겠읍니다.』
개각 직후인 6일 오전 상공부 간부들과 상견례를 가진 한승수 신임 상공부장관은 발빠르기로 정평이 나있다. 너무 빨라 과속을 걱정하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확실히 그의 발빠른 행적은 조훈현의 행마를 연상하리 만큼 현란하다.
연세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을 공부한 뒤 영국 요크대학에서 재정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학문적 궤도변경이 그렇고 교수에서 국회의원, 다시 경제각료로의 화려한 변신이 그렇다.
그의 발빠른 행적은 개각 직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개각소식과 함께 선거구인 춘천으로 내려가 하룻밤을 보내고 6일에는 취임식, 기자간담회, 간부 상견례, 언론기관 내방에 이어 저녁에는 과장들과 「현안에 관한 토론회」를 가졌으며 7일에는 장관자격으로 전방부대 위문에 나섰다.
그가 상공부와 인연을 맺은 것은 87년에 설립된 무역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았을 때. 이때에도 그는 예의 발빠른 부지런함과 유창한 영어, 풍부한 지식으로 미국 ITC, 캐나다 CIT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것.
장덕진·윤석민씨와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처 조카사위로 3공화국시절 입신의 기회가 없지 않았으나 사양한바 있다는 그가 해박한 이론을 어떻게 실물경제에 접목을 시킬지 지켜볼 일이다.

<한종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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