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나오자···태극기 향해 가슴에 손 얹은 박항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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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애국가가 울리자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U-23 남자축구 4강전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애국가가 울리자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베트남 축구 대표팀 박항서 감독이 애국가가 울려 나오자 태극기를 향해 국민의례를 했다.

30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나오자 태극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올렸다.

박항서 감독은 앞서 8강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고, 난 조국을 무척 사랑한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베트남 감독으로서 책임과 임무를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감독은 한국 대표팀 김학범 감독에 대해 “김 감독은 경험이 풍부하고 ‘한국의 (알렉스)퍼거슨’에 비유할 만한 지략가”라면서도 “K리그에서 함께한 동료, 선수들과 조국을 상대로 멋진 경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0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 전 김학범 감독과 박항서 감독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 전 김학범 감독과 박항서 감독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베트남 남자축구 대표팀은 같은 호텔에 묵고 있다. 선후배인 김 감독과 박 감독은 호텔에서 매일 얼굴을 마주치며 안부를 묻고 격려한다. 하지만 4강전에서는 선후배가 아닌 적장으로 마주했다.

박 감독은 이날 한국과의 준결승전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졌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결승으로 가기 위한 발걸음은 멈췄지만, 3·4위전에서 다시 이어가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아시안게임 사상 첫 8강, 준결승을 넘어 결승까지 내다봤지만 이날 한국에 1-3으로 지면서 도전의 발길을 멈춰야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베트남의 준결승전이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열렸다. 박항서 베트남 감독이 드로잉하려는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 보고르=김성룡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베트남의 준결승전이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열렸다. 박항서 베트남 감독이 드로잉하려는 손흥민을 격려하고 있다. 보고르=김성룡 기자

박 감독은 “한국을 상대하니 선수들의 플레이가 위축됐다. 그것이 전반 초반 실점으로 이어지며 크게 진 원인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이런 경험을 통해 발전하리라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에게 고맙고, 3·4위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감독이 한국에 관해서 얘기할 건 없고, 한국과 김학범 감독에 축하한다”고 말했다. 여러 번 “베트남 감독이 한국에 대해서 말할 건 없다”는 말을 반복한 그는 다시 “저는 베트남에서 일하니까…”라면서 “우리 선수들이 한국을 상대로 최선을 다해줬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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