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에 쫓기는 과외 개선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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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과외문제는 교육 이외에 여러 문제와 얽혀있는데 한 두번의 논의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계속 검토」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입니다.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는 과외금지조치 개선방안을 심의하는 28일 중앙교육심의회 교육이념분과위원회는 「이처럼 어려운 과제를 왜 우리가 맡아야 하느냐」는 분위기였다.
문교부가 이날 회의에 내놓은 개선방안은 ▲과외금지 계속 유지 ▲재학생 학원수강 허용▲대학생 과외 허용 ▲재학생 학원 수강 및 대학생 과외허용 등 4개안.
첫 발언자로 나선 L씨는 『법적 근거가 약한 현행 과외금지는 지속하기 불가능하다』, 다음 차례인 C씨는 『현재의 고교 학습 여건으론 학력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며 근심스럽게 과외 부분 허용의 필요성을 말했다.
곧 이어 K씨의 반론. 『재학생 학원수강이나 대학생 과외 등 부분허용은 곧 전면허용과 같다. 아직 과외금지 여론이 많은데 그 저항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이어 J씨는 『과외를 허용해야 할만한 상황 변화가 있었느냐. 상황이 충분히 익었을 때 결정해야 한다』중론을 폈다.
어떤 위원은 『의사결정은 합리적인 것만으로는 안되고 세력관계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다』고 했고, 다른 위원은 『과외금지와 허용, 어느 쪽으로 결정했을 때 정부가 받는 저항이 적은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외문제에 관한 중교번의 심의도 결국 원칙론과 현실론을 맴돌고 있었다.
「계속 검토」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이 어려운 문제가 1주일 후 심의회에서는 어떤 묘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12월말까지 과외개선안 결정」이란 시한에 쫓기고 있는 문교부 관계자의 모습이 더욱 답답하게 보이는 회의였다. <한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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