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길 「돌 주먹」 진가 보였다|1방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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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돌 주먹 문성길 (25)이 저돌적인 공격으로 KO승을 따내고 진정한 챔피언임을 입증했다.
WBA밴텀급 챔피언 문성길은 27일 잠실 학생 체육관에서 벌어진 타이틀 12회전 경기에서 도전자인 동급 1위 「에드가·몬세라트」 (20·파나마)를 1회와 3회 한차례씩 다운을 빼앗는 등 시종 세차게 몰아붙여 7회 44초만에 KO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문성길은 프로 전적 8전 (7KO) 전승을 기록하게 됐다.
문성길은 3천5백만원, 도전자는 4만5천 달러의 대전료를 각각 받았다.
지난 8월 태국의 「카오코·갤럭시」에게 5회 부상에 따른 테크니컬 판정승으로 석연치 않게 타이틀을 획득한 문성길은 이날 KO승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챔피언이 됐다.
문은 그러나 「몬세라트」와의 대전에서 드러났듯이 아직도 유연성 부족과 편치에 리듬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문성길은 1회 초반 양훅을 상대의 턱에 적중시켜 다운을 빼앗자 KO를 의식, 큰 주먹만을 마구잡이 식으로 날려 3, 4회 반격을 당하기도 했다. 침착하게 강약을 조절해 펀치를 적중시켰다면 조금 더 일찍 경기를 끝낼 수도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은 앞으로 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태국의 「카오코·갤럭시」 측과 협상에 따라 재대결을 하거나 옵션을 사들여 선택 방어전을 치를 예정이다.

<성급한 경기 고치겠다>
▲문성길의 말=경기 초반 (1회) 다운을 시킨 것이 오히려 경기의 리듬을 깨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너무 서두르다보니 큰 주먹만 휘둘러댄 것 같다.
경기를 앞두고 초반 3회까지는 탐색전을 편 다음 침착하게 무너뜨릴 작전이었으나 또다시 흥분, 조급한 경기를 펼친 것 같다. 도전자는 오른손 올려치기에 이은 훅 등 더블펀치가 위력적이었다.
3, 4회에는 상대의 기술에 말려 다소 고전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더욱 침착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도록 기량과 정신 훈련을 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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