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강점 파고드는 송영길ㆍ김진표ㆍ이해찬 "넘사벽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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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부터), 김진표, 이해찬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당 전국노동위원회 주최 당대표 후보 초청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부터), 김진표, 이해찬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당 전국노동위원회 주최 당대표 후보 초청 노동정책 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대결이나 경쟁 구도에서 상대방의 강점은 나의 약점으로 간주된다. 상대의 강점과 정면승부하는 건 피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8ㆍ25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송영길ㆍ김진표ㆍ이해찬 후보(기호순)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은 없다”며 정공법을 택했다.

송영길 후보의 강점은 유일한 호남 출신 당 대표 후보라는 상징성이다. 민주당은 2008년 정세균 대표 이후 호남 리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이해찬 후보도 광주와의 인연을 강조한다. 이 후보는 “제 지갑에는 항상 광주민주유공자증이 있다”며 “1988년 국회의원 첫 발을 딛었을 때 처음 한 청문회가 바로 ‘광주 청문회’였다”고 말하곤 한다. 김진표 후보는 “IMF 외환위기 시절,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고 국난을 극복하는데 앞장섰다”며 “제가 당 대표에 당선되면 ‘호남경제 살리기’에 저의 모든 에너지를 쏟겠다”고 호소했다.

김진표 후보가 지닌 ‘경제 당 대표’ 이미지는 다른 후보들에게 ‘넘사벽’에 가깝다. 김 후보는 경제부 관료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경제부총리를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단으로 국정운영계획 5개년 계획을 수립을 주도했다. 하지만 송 후보는 “경제가 어려운데 기획재정부 관료 머리로는 도저히 살릴 수 없다”며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인천시장을 역임한 송 후보는 “인천 송도를 국제 도시로 발전 시킨 경험으로 소득주도 경제 성장과, 혁신 성장을 뒷받침 하겠다”고 말한다. 이 후보는 경제정책에 있어 전문성 대신 소통에 방점을 뒀다. 민생경제 연석회의를 가동해서 여당과 정부, 시민사회가 참여해 경제정책을 논의하고 민생을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이해찬 후보는 정치 경험이란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우월하다. 35세에 13대 국회 최연소 의원으로 여의도 정치를 시작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교육부 장관을 역임해 ‘이해찬 세대’라는 말이 생겼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로 지금의 세종시를 만들었다. 이 후보는 “김대중ㆍ노무현 대통령을 모신 경험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고락을 같이 하겠다”고 말한다. 송 후보는 경륜 대신 젊음을 강조하며 “저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 후보보다 연배가 위인 김 후보는 ‘경륜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을 더욱 잘 뒷받침할 당 대표”라는 측면을 강조하면서 이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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