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비리 파헤치되 특정인보복 자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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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은종삼<전북이리시신동아파트12동501호>
5공화국의 가장 큰 비리는 5공탄생 그 자체다.
초헌법적인 국보위가 생기고 입법회의가 국회를 밀어내고 대통령이 힘없이 물러나는등 도대체 상상도 할수 없는 엄청난 비리들이 저질러졌다.
이에 비하면 일해재단비리나 언론통폐합같은 것은 한낱 그 작은 가지에 불과하다고 할수 있다.
5공화국의 성립은 어떤 한 두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당시의 최규하대통령을 비롯해 입법회의 의원들, 이에 협조한 경제인·언론인·지식인들, 그리고 투표로 정당성을 인정해준 국민 모두가 5공비리의 공범자인 셈이다.
따라서 5공비리를 샅샅이 파헤치되 어떤 특정인에 대한 보복적인 자세보다 우리 모두가 반성하는 겸허한 자세로 시시비비를 밝혀가야 할 것이다.
나는 앞으로 있을 언론통폐합·광주사태 청문회를 통해 깨끗한 체 큰소리나 치고 분개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조사를 맡은 정치인은 물론 모든 국민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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