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디즈니 - 빅맥의 '이혼 사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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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맥도널드 가게에서 어린이 장난감 한 번 받아 보신 적 있습니까? 햄버거를 사면 끼워 주는 디즈니 캐릭터 인형 말입니다. 아이들은 대개 이런 장난감을 얻으면 무척 좋아하지요. 그런데 올 여름에 맥도널드에서 주는 '자동차'와 '캐리비안의 해적들2'의 장난감이 마지막 디즈니 물건이 될 것 같습니다. 두 회사가 판촉 계약을 끝내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8일 "지난 10년간 사이좋게 지내 온 디즈니와 맥도널드가 이혼한다"며 "이유는 아이들"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맥도널드는 지금까지 디즈니에 해마다 1억 달러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디즈니의 영화, 비디오 등을 통해 11차례의 판촉 활동을 벌여 왔습니다. 또 디즈니는 맥도널드를 통해 자연스럽게 영화를 홍보했습니다. 그런데 패스트푸드와 친하게 지내는 게 디즈니에는 큰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패스트푸드가 어린이 비만을 부른다고 지적해 왔으니까요. 최근 디즈니의 최대주주가 된 스티브 잡스는 한 기자회견에서 "패스트푸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데 패스트푸드를 통해 영화를 알리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기사가 나오자 9일 두 회사는 신문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글쎄요, 두 회사가 아무리 부정해도 '패스트푸드'와의 관계를 놓고 고민하는 기업과 가정은 앞으로 더욱 늘지 않을까요.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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