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기에 논술은 아이들의 균형 잡힌 사고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학습이다. 일반적으로 논술은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이해하고 독서나 생활 체험을 통해 형성된 논리적.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바람직한 인간의 삶에 대한 원론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와 시사적인 주제들에 대해 곱씹다 보면 독단에 빠지지 않고 자유로우면서도 합리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 또 중학생 시기는 논술의 기초를 닦기에 적합하다. 논술은 일반적으로 '무엇을 쓸 것인가'하는 것과 '어떻게 쓸 것인가'하는 두 가지 측면에서의 준비가 필요하다. 다양한 배경지식과 심화된 사고력, 표현력은 오랜 시간 공들임 끝에 갖추어지고 중학교 시절은 그 적기이다.
논술의 기초석은 독서다. 입시 경쟁의 도구로 여겨져 지식 습득과 암기의 대상으로, '행복한 책읽기'를 방해하고 있는 독서 환경에 동기 부여와 신나는 자극을 주어 책읽기의 기쁨을 찾게 해주는 게 독서를 즐기는 지름길이다. 이제 수준에도 안 맞는 책을 앞에 두고 논술의 이름으로 씨름하는 일은 중단하자.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의 선택은 기본이다.
독서는 토론을 통해 '사고하는 연습'으로 연결시키는 게 필요하다. 이때 토론은 단순히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오류를 찾아내는 훈련이 아니고, 무조건적 비판도 아니다.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만나고 또 다른 자기를 발견하는 상호작용의 도구이다. 논술에서 중시되는 사고중 하나가 철학적 사고라 할 때, 이는 단시간 내에 철학적 이론을 익히고 주제 수업을 한다고 갖추어지는 게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인 토론 수업과 글쓰기,논리적 말하기를 통해 비로소 그 기초를 단단히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기적으로 토론을 해보는 것은 중학생 시절에 꼭 해야 하는 논술의 기초과정이다. 또 자신의 견해를 정확하고 독창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글쓰기 능력이 선행돼야 하고, 이를 위해 말하듯이 쉽고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는 꾸준한 연습을 필요로 한다. 논리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기 위한 첫 단계는 글쓰기의 거부감과 두려움을 없애는 일임을 잊지 말자.
앞으로 '중학 논술방'에서 중학생 시절에 준비돼야 하는 논술의 기초 과정을 하나씩 짚으며 갈 예정이다. '고등학생 교복을 대충 접어서 입은 듯한 논술'은 이제 그만하고, 쉽고 재미있게 논술의 첫걸음부터 천천히 함께 가자.
오길주 문예원글로피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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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제=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읽고 등장 인물들의 대립 양상을 등장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행동, 내면 심리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설명하고, 이 작품에 표현된 선악의 대립 양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800자 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