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 학내분규 어디까지|2월「교수퇴진문제」가 시발|교회화재 방화 시비로 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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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학내분규로 30일째 학사행정이 마비되고 있는 충남 대전시 목원대에서 학생들이 학장과 학생처장을 납치, 강제삭발시킨 국내 학내분규사상 최악의 사태를 빚어 충격을 주고있다.
게다가 학생들은 4시간30분간 김익원학장과 신동수학생처장등 2명을 학교도서관장실에 감금한뒤 뺨을 때리는등 폭행까지해 신처장이 11일 폭력학생을 경찰에 고발, 사제지간의 관계마저 여지없이 무너졌다.
목원대분규는 지난2월 교원면직처분및 효력가처분 소송에 승소한 무역학과 정만식·남금식 두교수가 강의를 계속하려하자 무역학과 학생들로부터 퇴진·강의거부 시위농성이 시작되면서 부터였다.
정교수 등의 강의배정문제로 진통을 겪던 목원대는 지난달 10일 학생회측이 무역학과 교수전원퇴진, 일관성없는 학사행정에 대한 불만으로 남기철이사장등 이사전원 퇴진을 요구하며 수업을 전면 거부하면서 악화됐다.
이에 교수협의회소속 교수30여명이 학생들의 주장에 동조, 학교는 이사장 지지파와 반대파로 갈라지면서 극심한 분규에 휘말렸다.
분규가 악화되자 학교측은 지난달 28일 학내시위 주동자 6명을 징계조치하는 강경책에 이어 지난3일 교수협의회회장단등 교수14명에 대해 수업거부및 학생선동등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징계면직을 요청하는등 극한 대립으로 맞섰다.
이에따라 교수·학생·학부모등 2천여명은 교수징계면직 철회와 이사장퇴진을 요구하며 지난8일 대전시내에서 가두시위를 벌였고 학교측은 이에 대응, 7일부터 무기한 가정학습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9일밤 학교내 교회에서 일어난 화재사건을 놓고 학생측과 학교측이 『방화다』『아니다』는 논쟁끝에 마침내 김학장과 신처장의 감금 삭발사태로 비화됐다.
학생회측은 무역학과2년 김관태군(22)이 불을 질렀다며 김군을 폭행, 김군이 10일 병원에 입원하자 그동안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던 김학장이 김군 병문안을 하고 나오는 것을 보고 김학장등을 납치, 삭발사태까지 치닫고 말았다.
이에따라 목원대 학내분규는 돌이킬수 없는 회오리에 휘말려 한치앞을 예측할수 없는 장기화 국면에 들어갔다. <대전=김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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