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은 '잠수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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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그동안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렇다.

'프로농구 삼성으로 이적한 뒤 우승 경력이 없어 아쉬웠던 서장훈(사진)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모든 욕심을 접었다. 네 차례 경기를 통해 희생으로 일관했고, 교체돼 나갈 때는 미안해 하는 후배들을 오히려 격려했다. 4차전에서 15분 무득점에 그쳤지만 만족했다. 우승했으니까. 막상 우승을 하고 보니 자신의 공헌도가 적어 서운했지만 문제라고 할 것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서장훈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자신이 소외된 데 대해 분노했다. 네 경기를 하는 동안 엄청나게 인내했지만 이제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잠행 중이다. 삼성의 이성훈 사무국장하고만 연락을 주고 받는다.

이 국장은 "지금 서장훈은 쉬고 있다. 안부만 물을 뿐 이렇다 할 대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구계는 루머로 가득찬 곳. 조용할 리가 없다. '서장훈의 마음이 삼성을 떠났다' '모 팀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삼성은 우승을 하고도 기쁨을 누릴 새가 없다. 간판스타 서장훈이 모기업에 우승보고를 하는 자리에도, 우승 보너스를 받는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고, 소문일 뿐이지만 이적설까지 나오기 때문이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서장훈에게 미안하지만 이기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 잘못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은 서장훈도 이해할 것이다. 그도 언젠가는 지도자가 되어 같은 고민을 하지 않겠는가"라는 말도 덧붙였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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