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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하자원 남북이 공동개발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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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첫째, 그동안 남측 시민단체 주도로 진행된 농기계 지원, 농기계 수리공장 준공 등은 북한의 농업 생산성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정부의 비료 지원도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북한 묘향산을 가 본 사람들은 논밭의 둑을 봤을 것이다. 대부분 둑은 무너졌고, 산사태로 휩쓸려 온 흙이 수로를 메우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농업의 자력갱생을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정부가 북한 농업 생산성 증가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일회성 지원을 넘어 하천.농수로 정비, 둑 쌓기 등 개발 지원에 무게를 둬야 한다. 이에 대한 상호주의로 북한 골재를 남측으로 반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북한은 최근 중국 등에 지하자원을 팔거나 지하자원 개발권을 넘기고 있다. 이는 남한으로서도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우리 제철소가 철광석을 남미 등지에서 수송하는 데만 45일 이상 걸린다. 만약 북한 무산광산의 철을 반입하면 하루 정도면 충분하다. 북한 지하자원을 남북이 공동 개발하면 서로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이다.

셋째, 북.중 친선의 상징인 대안친선유리공장이 북측에 골칫거리가 돼 가고 있다는 소문이다. 유리는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만큼 필요한 품목이다. 유리는 겨울에 긴요한 바람막이 역할을 한다. 대안친선유리공장은 중국에 의해 2005년 10월 준공됐다. 그러나 고에너지 소비제품인 유리 가공에 필요한 연료.소재 부족으로 최근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남측이 북측에 기술.설비를 지원해 유리 생산을 돕는다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제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쪽으로 남북 경협을 구체화해야 한다. 남북한 당국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큰 것보다 작은 것, 추상적인 것보다 실천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진행해야 할 때다.

김한신 G-한신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