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학원 교육 도제 관행 없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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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교수가 조교나 대학원생을 마음대로 부려먹는 '도제(徒弟)식 관행'이 사라질 전망이다. 일 문부과학성은 낡은 도제식 제도가 대학원의 고품질 교육을 가로막고 있다고 보고, 앞으로 5년간 대대적인 개혁작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문부과학성은 '강좌제'를 폐지키로 결정했다. 강좌제란 교수를 정점으로 조교수.조교.대학원생을 배치해 분야별로 연구 강좌를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애초 연구활동 실적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것이지만 교수가 연구팀의 인력을 마음대로 부리는 부작용을 낳았다. 현재 일본의 대학원생은 25만4000명에 이른다.

일본의 대학원은 전통적으로 교육보다 연구를 중시해 왔다. 이로 인해 연구실에선 대학원생과 조교가 교수를 도우며 전문 분야 지식을 익히는 도제식 수업 관행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제도에 대해 대학원생들은 자신들이 교수의 잔심부름꾼 정도에 불과하다는 불만을 쏟아냈고, 산업계에선 "대학원 출신들의 실력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치고, 융통성도 없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문부과학성의 대학원 개혁 착수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미국이나 유럽 학생들도 일본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의 교육 품질이 확보돼야 한다"(아베 신조 관방장관)는 정치권의 요구도 작용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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