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 구성 담판 결렬…김성태 “청와대 입김” 주장에 고성 오가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한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회의가 9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렸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장병완 원내대표(왼쪽부터)가 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9일 오전 진행된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사이의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일단 결렬됐다. 비공개 회의장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장병완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원내대표 간 회동을 마친 뒤 결렬 소식을 전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더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어 오후에 원내수석부대표 간 실무 논의를 더 하기로 했다”며 “그 결과를 본 뒤 원내대표 간 추가 협상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이번 주 초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고 오는 12일에 본회의를 개최해 의장단을 선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에 이날 오전 중에는 원내대표 협상이 타결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 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협상으로 반드시 성과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제사법위원회 등 상임위 배분 문제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운영위와 법사위는 반드시 여당 몫으로 가져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 등 야당은 국회의장은 여당이,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맡는 관례에 따라 한국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야 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이날 협상에 앞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전반기에 한국당이 운영위와 법사위 모두 맡게 된 것은 국회의장을 민주당이 담당해서다”라며 “상식에 맞는 주장을 통해 원내협상이 마무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페이스북 글 놓고 고성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협상 중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민주당이 난데없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부여잡고 생떼를 부리고 있다”며 “그것이 민주당 내부의 갑론을박 때문이라면 모르겠지만, 만약 청와대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면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협상 결렬 직후에도 “집권당의 배려와 양보가 정리되지 않았다”고 책임을 여당에 넘겼다.

홍 원내대표는 협상 중 고성이 오간 것과 관련해 “김 원내대표가 올린 게 아니라고 했지만, 원 구성 협상 중에 그런 글을 올려 내가 고성으로 항의했다”며 “원 구성 협상이 청와대와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내수석 간 실무 협상 토대 위에서 다시 결론을 내자는 게 오늘 논의한 것의 전부”라고 말했다. 여야 교섭단체 원내수석들은 이날 오후 중 다시 모여 실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