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업종엔 생산 제한 … 중국, 강력한 긴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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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강력한 산업 구조조정을 실시키로 했다. 과열 업종에 대해선 투자.대출 억제는 물론 생산량 자체를 제한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1분기 성장률이 10.2%에 달하는 등 올 들어 경기가 더욱 과열돼 적당한 조정을 거치지 않으면 경제의 연착륙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8일 시멘트.부동산 등 7개 업종과 품목에 대해 신규 투자를 억제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품목별 생산량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경제운용계획에 따라 공급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건설 경기 호황으로 대표적 과열 업종으로 지목된 시멘트는 2010년까지 현재 13억t에 이르는 연 생산량을 12억5000t으로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현재 5042개인 제조업체를 5년 내 3500개로 정리하기로 했다.

자동차 산업도 확정된 투자 계획 외에 신규 투자가 억제된다. 2010년 중국자동차 생산량은 실재 수요의 두 배에 달해 심각한 공급 과잉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 자동차 생산량은 연간 220만 대이며 5년 내 880만 대의 신규 생산시설이 이미 허가된 상태다. 부동산 건설은 대도시에 한해 호화주택 및 신규 부동산 개발 자금 융자를 통제키로 했다.

이외에 철.합금 업종도 향후 5년 내 현재의 생산량을 25%나 줄여 1700만t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노후 시설인 5000볼트 암페어 이하 전기로와 100㎥ 이하 합금로는 향후 5년 내 모두 폐쇄할 방침이다. 국가발전위가 중국 내 30개 주요 업종에 대한 올 1분기 신규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16개 업종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를 넘었다. 특히 철강의 경우 57%를 넘었고 그 결과 관련 기업들의 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130%나 늘었다. 한편 이 같은 중국의 구조조정 정책은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한국무역관(KOTRA) 함정오 관장은 "이번 긴축정책은 향후 수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기업들은 신규 투자보다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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