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유시민 바짓가랑이 잡고 싶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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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구라가 유시민 작가의 JTBC ‘썰전’ 하차를 아쉬워했다. [사진 JTBC 캡처]

방송인 김구라가 유시민 작가의 JTBC ‘썰전’ 하차를 아쉬워했다. [사진 JTBC 캡처]

JTBC ‘썰전’의 사회자인 방송인 김구라가 유시민 작가의 ‘썰전’ 하차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구라는 27일 이데일리 인터뷰를 통해 “유시민 작가님이 평소 정치계를 떠났음에도 정치에 대해 비평하시는 것에 부담감이 많으셨다”라며 “그래도 그분이 ‘썰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저뿐만 아니라 방송국 관계자들께서도 극구 말렸는데, 본업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 마음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구라는 유 작가에 대해 “2016년, ‘썰전’이 위기에 빠졌을 때 합류하셔서 방송의 수준을 높여주신 장본인”이라며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매체를 통해 밝혔다. 이어 “동료로 보아도 참 쿨한 사람”이라며 “남을 귀찮게 하거나 폐를 끼치는 분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구라는 유 작가에 대해 ’2016년 ‘썰전’이 위기에 빠졌을 때 합류하셔서 방송의 수준을 높여주신 장본인“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 JTBC 캡처]

김구라는 유 작가에 대해 ’2016년 ‘썰전’이 위기에 빠졌을 때 합류하셔서 방송의 수준을 높여주신 장본인“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 JTBC 캡처]

또 김구라는 “유 작가의 주장은 열정적으로 하시되, 합리적이고 소탈하다”며 “흔히 말하는 진보 성향이시지만 객관적인 위치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시는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곧 회식이 잡혀있는데 오랜 회포를 풀고 싶다”며 “얼마 전 처음으로 ‘구라씨’가 아닌 ‘구라야’라고 하셨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방송에 꼭 필요한 상황이 되면 유시민 작가님을 손님으로라도 모시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 작가의 후임으로 들어오게 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 대해선 “워낙 믿음이 가고 박형준 교수님과의 호흡도 잘 맞으실 것”이라며 “유시민 작가님도 후임이 노 원내대표님이란 말에 ‘그렇다면 안심하고 떠나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유시민 작가는 오는 28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썰전’을 떠난다. [사진 JTBC 캡처]

유시민 작가는 오는 28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썰전’을 떠난다. [사진 JTBC 캡처]

이날 JTBC에 따르면 유 작가는 오는 28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썰전’을 떠난다. 유 작가는 최근 ‘썰전’ 제작진에 “이제 정치에서 더 멀어지고 싶어서 정치 비평의 세계와 작별하려 한다”며 “앞으로는 자유로운 시민으로서 본업인 글쓰기에 더 집중하려 한다”고 하차 이유를 밝혔다. 유 작가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진보 측 패널로 출연하며 약 2년 6개월간 프로그램의 비중 있는 자리를 차지했다.

유시민 작가의 ‘썰전’ 하차 입장 전문…썰전을 떠나며

넉 달만 해 보자며 시작한 일을 2년 반이나 했습니다. 20대 국회의원 총선,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 앞당겨 치른 19대 대선,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과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이어진 한국정치의 숨 가쁜 변화를 지켜보며 비평하였습니다.

저는 세상과 정치를 보는 저의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의 견해가 언제나 옳다거나 제 주장이 확고한 진리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시청자들이 저마다의 정치적 정책적 판단을 형성하는 데 참고가 되기를 바랐을 뿐입니다. 말할 때는 맞는 것 같았는데 며칠 지나고 보니 아니었던 경우도 많았고 지나치거나 부정확한 표현을 쓰고서는 뒤늦게 후회한 일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의 말에 상처받은 분이 계시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2013년 정계를 떠난 후 세상에서 한두 걸음 떨어져 살고 싶었는데 썰전 출연으로 인해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정치에서 더 멀어지고 싶어서 정치 비평의 세계와 작별하려 합니다. ‘무늬만 당원’으로서 가지고 있었던 정의당의 당적도 같은 이유 때문에 정리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자유로운 시민으로서 본업인 글쓰기에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 동안 과분한 성원을 보내주셨던 시청자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제게 정치를 비평할 무대를 주셨고 정성을 다해 썰전을 만들었던 JTBC 경영진과 제작진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멋지게 썰전을 이끄신 진행자 김구라 님과 패널로 유쾌한 갑론을박을 벌였던 전원책, 박형준도 고맙습니다. 썰전이 새로운 진보 패널과 함께 더 유익하고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2018년 6월 유시민.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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