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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내 광고음악 "승객들은 괴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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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그런데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내가 마치 하나의 거대한 광고판 속에 들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곤 한다.

역사 내의 스크린 화면에서부터 전철 내부를 장식하는 광고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물량의 광고 속에 지하철 승객들이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광고 행위를 결정하는 데 시민의 편익이 조금이라도 고려된 건지 의구심이 든다.

특히 지하철에서 귀로 들리는 광고 행위는 다른 방식에 비해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시각을 통한 광고물은 수용자가 선별해 수용하면 그만이지만 귀로 들리는 내용은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선 다른 사람을 위해 휴대전화의 사용을 자제하고 대화할 때 목소리조차 낮추는 게 에티켓으로 돼 있는데, 정작 광고방송은 마구잡이로 튼다.

물론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어 어떤 사람은 광고용 음악이 듣기 좋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이에겐 매일 반복적으로 들리는 광고음악 소리가 휴식을 방해하는 소음일 수 있다.

지하철은 시민의 편익을 1차적으로 고려해야지, 상업적 목적이 우선시돼선 곤란하다. 지하철공사는 지하철 내 음악광고에 대해 재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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