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요즘 중병에 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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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대업 병풍 사건은 2002년 KBS 9시 뉴스에서 80여 건 방송됐다. 당시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는 11.8%포인트 하락했다. 선거 후 김대업은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국민의 방송 KBS는 사과 한마디조차 없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날 KBS 9시 뉴스에선 19건의 편파성 기사가 나갔다. 또 총선을 눈앞에 두고 15일 이상 탄핵 규탄 촛불집회를 여과 없이 중계했다."

KBS 강동순 감사가 24일 KBS 내부 문화와 저널리즘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존경하는 시청자 여러분과 KBS 사우 여러분께'란 글을 통해서다. "요즘 KBS가 중병에 걸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운을 뗀 그는 "'좌파 정권'과 일부 진보단체가 방송을 장악한 상황에서 (KBS를 비판하자) 일제히 일어나는 모습을 보니 딱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 감사는 지난 4일 고려대 특강에서 "KBS가 정권에 대한 편향 때문에 보도의 공정성을 잃어 왔다"고 주장했다. 강 감사는 자신의 특강내용에 대한 비난이 일자 이를 반박하는 취지에서 다시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 "상황이 이런데도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야당을 편드는 반개혁 세력이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평소 정부 여당은 거의 비판하지 않으면서 (이런 목소리를) 비판하는 건 자신이 여당 편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강 감사는 KBS PD 출신으로 방송위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의 방송위원은 5월 9일 임기가 끝난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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