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온 신문 매일 봤다"|중국 신화사 올림픽취재반 교포기자 천인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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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꼭 2년만에 부모님의 고국인 한국을 다시 찾게 되는 행운을 잡았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인데도 설레는 마음을 진정하기 어렵습니다.』
86년 9월 아시안게임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가 난생 처음으로 몇 년만에 6촌 동생 등 혈육을 상봉, 화제가 됐던 중국 신화사통신 교포기자 천인기씨(57)가 이번에는 88서울올림픽 취재 차 2일 북경을 출발, 홍콩을 경유해 3일 서울로 향했다.
2일 오후 홍콩에서 만난 천 기자와의 일문일답.
-꼭 2년만에 다시 부모님의 고국을 방문하게 됐는데 현재의 심정은.
▲마냥 가슴이 설렌다.
-한국에 있는 친척들에게 천 기자의 서울방문 소식을 전했는가.
▲그 동안 편지를 주고받아 왔다. 북경과 서울간의 편지는 약10∼15일 정도 걸린다. 보름 전 편지를 통해 서울방문 계획을 전했다.
-아시안게임 당시 매스컴에는 6촌 동생들과 10촌형을 만난 것으로만 보도됐으나 실은 외삼촌 등 가까운 친척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퇴직하신 교수출신의 삼촌이 서울반포에 살고 계시는 등 가까운 친척들이 많다.
-처음 보았던 서울의 인상은.
▲(잠시 생각하다)거리가 깨끗하고 건설이 갈 돼있었다. 시간에 쫓겨 여러 사람을 만나보지는 못했으나 내 주위에 있던 한국사람들은 모두 친절했다.
-최근의 서울소식을 잘 알고 있는가.
▲서울에서 오는 신문들을 매일 읽고 있어 그간의 변화와 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는 발행된 지 2∼3일만에 받아볼 수 있고 정독하고 있다.
-최근 한중 양국관계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는데 중국 측의 시각이나 전망은.
▲86아시안 게임 당시와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 당시는 당신도 우리를 취재하기가 어렵지 않았는가.(웃음) 다만 우리 중국식으로 말하면「서서히」(만만디) 변해가고 있는 추세다. 내 개인 생각으로는 이「만만디」라는 말을 염두에 뒀으면 하는 것이다.
-같은 동포의 부인(전금수·56) 과 자녀(1남1여) 들도 한국에 오고싶어 하지 않는가.
▲오고 싶어하지만「조건」이 안 된다.
(부인의 본 척은 경북 예천이나 자세한 것을 모른다고.) 【홍콩=박병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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