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인수 3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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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LG카드 인수의향서 접수가 19일 마감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농협을 비롯, 외국계 은행과 펀드사 등 8개사가 이날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에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협약서(CA)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과 하나는 직접 산은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으며, 농협은 인수자문사인 ABN암로를 통해 접수시켰다.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싱가포르 국영투자사 테마섹 등도 이날 의향서를 냈다. 대주주인 예보가 반대의사를 보였던 우리금융지주는 의향서 접수를 포기했다.

이날 8개 사가 인수의향서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LG카드 인수전은 신한.하나.농협 등 3개사의 경쟁이 될 전망이다. 산은 관계자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의혹 여파로 외국계 자본이 전면에 나서서 LG카드를 인수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지금은 초기 단계인 만큼 직접 인수할 의사가 없는 기관도 컨소시엄 구성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인수의향서를 낸 회사 중 5~6곳을 25일까지 선정해 LG카드 실사에 참여하게 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6월께 선정하며 변수가 없는 한 9월 중 최종 인수자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산은 측은 내다보고 있다.

LG카드 인수작업을 가장 많이 진행한 곳은 신한금융지주다. 신한은 지난해 UBS를 인수자문사로 선정하고 LG카드를 인수한 뒤 조직 통합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짜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지주의 경우 은행은 자산 규모 2위(163조원)지만, 카드는 5위권 밖에 밀려 있기 때문에 LG카드 인수에 적극적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이날 의향서를 냈지만 신한에 비해 구체적인 인수작업은 덜 진행된 편이다. 하나금융은 아직 인수자문사를 선정하지 못했고 어느 곳과 컨소시엄을 만들지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전 실패 이후 다시 전략을 짜기 시작했기 때문에 출발은 다소 늦은 편"이라며 "그러나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자금 조달 측면에서는 걱정할 게 없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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