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서 자폭테러로 10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하마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내각이 출범한 지 한 달도 안돼 대규모 자폭공격이 17일 발생했다. 서부 해안도시인 텔아비브에서 발생한 이번 테러로 10명이 사망하고 60여 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이 우려하던 사건이 발생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팔 양측 간 대규모 충돌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이번 자폭테러로 하마스 정부가 가장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원조 중단과 이스라엘의 세수 이체 거부로 하마스 정부는 이미 재정 파탄 상태다. 공무원 월급조차 줄 수 없어 언제라도 소요와 폭동이 발생할 상황이다.

이 때문에 분석가들은 이번 테러를 하마스가 지시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총선에서 패배한 전 집권당 파타당과 무장단체 지하드 등 반(反) 하마스 세력이 가장 큰 정치적 이익을 볼 것이기 때문이다. 이 두 세력은 하마스 정권의 몰락을 원하고 있다. 이번 테러로 국제사회와 이스라엘의 자치정부 재정 지원 재개는 늦어질 것이 확실하다.

하마스는 이번 공격의 원인이 이스라엘이 지난 몇 주간 행한 군사작전 때문이라며 애써 옹호하고 있다. 강경파 지지세력을 의식해서다. 하지만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하마스 지도부는 이른 시일 안에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자존심을 버리고 서방의 요구를 수용해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평화협정을 준수하고 무장투쟁을 포기하는 것이 한 선택이다. 철저히 외부의 지원에 의존해야 하는 국가재정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