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하우 충분히 활용해 해외영업 늘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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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은행도 삼성전자.현대자동차처럼 해외에서 돈을 벌어 와야 하고 국민은행이 할 일도 바로 그것이다."

국민은행의 강정원 행장은 17일 "외환은행 인수를 발판 삼아 '경쟁 무대'를 나라 밖으로 넓히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날 중앙일보가 만드는 영자신문 중앙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외환은행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5년 후 자산의 10%를 해외영업으로 채워 진정한 국제은행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자산이 270조원인 세계 60위 은행으로 도약해 국내에서 덩치로는 당분간 경쟁자가 없을 전망이지만 좁은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강 행장은 특히 "시각을 넓혀 해외 교포가 아닌 아시아 다른 나라의 기업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씨티은행 같은 세계적 금융회사들과도 얼마든지 맞붙을 자신이 있다"고 했다. "덩치가 커 유연성이 떨어지는 유명 은행들에 비해 국민은행은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고, 베트남.인도네시아 같은 개발도상국의 소비자 수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해외영업에는 많은 위험이 따르는 만큼 "영업과 대출 심사 조직을 분리하는 등 내부 위험 관리 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2년간은 독립된 은행으로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은행의 고객이 많이 겹치지 않아 합병 작업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했다.

또 그는 "인수 후 은행 비중이 큰 만큼 지주회사 체제로 가지는 않을 방침이며, 지주사를 만들기 위해 증권사.투자신탁회사 등을 사들일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실사 작업에 대해 강 행장은 "검찰과 감사원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실사를 연장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며 "만에 하나 생길지 모르는 법적 문제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 바로잡습니다

4월 18일자 E2면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 인터뷰 기사 중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2년간 독립은행으로 둘 계획"이라는 내용과 관련해 국민은행은 지분인수 후 외환은행의 독립운영 기간을 1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다시 밝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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