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당 입당은 생각해본 일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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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달 23일 미국으로 떠나면서 정치활동개시를 선언했던 김복동씨가 정치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5년후의 대권도전 가능성까지도 굳이 부인하지 않은 김씨는 노태우 대통령의 처남이자 육사11기 동기생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은 워싱턴주재 한국특파원들과의 기자회견요지.
-방미동기는 무엇인가.
『방미초청은 작년에 받았다. 미국을 방문해서 개인적인 친교를 나누는게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여러 미관리들의 생각이었다.」
-미측의 관심사항은 무엇이었나.
『미측은 한국이 북방외교를 상당한 강도로 실행에 옮기고있는 사실을 알고있으며 중국과 통상 등 경협의 길을 트려는데 대해 환영하고있는 것을 감지했다.
-앞으로 활동계획은….
『뭔가 일을 해야겠다는 점은 분명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보탬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것이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중국방문도 국가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노태우 대통령 처남이라서 왔고 그 때문에 로비성격의 방문이 아니냐는 곡해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대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는가.
『전혀 생각한바 다다. 대통령이 취임한지 6개월밖에 안되고 나도 당소속이 아니다.5년 후 여건과 그때 주어질 기회에 따라 결정되어야하므로 지금 가타부타 얘기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나뭇잎이 흔들리면 바람이 부는 것으로 알듯이 김장군의 현 활동을 그쪽 방향의 움직임으로 보아야하지 않느냐. 『그렇게 보면 될 것이다. …대구무소속출마 의향을 밝힌바도 있지않느냐. 지금은 나를 위해 그런 얘기는 묻지 말아달라.
-정치활동에 대한 앞으로의 전망은.
『대권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지지, 본인의 자격, 상황변화 및 분위기조성 등이 합치되어야 한다. 집에서 떡을 만들어 하나씩 나눠주는게 아니다. 민정당입당·생각해본일 없다. 지난4월 선거에 무소속으로 입후보하려 했던 것을 봐도 민정당 의향이 없는걸 알 수 있을 것이다.』
-6·29때 막후에서 큰 역할을 했다던데….
『노 대통령이 다했다. 충고나 아이디어제공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훌륭한 지도자가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그 결단을 내리기까지 기탄없이 적나라하게 얘기를 나눴다. 국가존폐의 위기에 있다고 얘기했다. 잘못되면 전두환도, 노태우도 없다고 말했다.
우국충정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얘기한 것이다. 가장 좋은 길은 전대통령이 하야하는 것이라고도 직설했다.』
-군정치 개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다시 나오면 안된다고 확신한다. 나오면 현정권이 어려움을 당할 것이다. 일부 몰지각한 군인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지 노르나 실현되기 어렵다. 국민수준이 높아져 용납하지 않는다.
지금 5공비리를 조사하고 있는데….
『국민 납득수준에서 잘 해결되어야 한다. 노 대통령에게도 건의한 얘기인데, 5공 비리와 광주사태 때문에 국민의 지지로 직선된 대통령이 5년 동안 아무 일도 못해서는 안된다. 국가와 역사기록에 남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빨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건의했다.
-전전대통령과의 관계는.
『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30년간의 다정한 지기이다. 나는 노선은 달리했지만 친구로서 「왜 이렇게 됐는가」하고 불행하게 생각하고 있다. 「해외로 나가야한다」「증언에 나와야한다」「절간에 가서 목탁이나 두드려야한다」는 등의 얘기…관여한바 없어 내용을 모르나 다만 국민여망은 빨리, 속시원히 해결되어야한다는 분위기라는 것을 알고있다. 그런 차원에서, 국민납득차원에서 해결되어야한다.』
-전전대통령에게 진언할 용의는 없나.
『의향은 있다. 구체안을 여러분이 제시하라.
-미국무성은 초청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
『기자들 판단에 맡긴다. 정부요로의 여러 인사들과 만나 장시간 얘기할 기회가 주어졌지 않느냐.』
-노 대통령과는 처남 매부사이인데….
『노 대통령은 대통령선거운동 기간중 친인척 기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개인 김복동이다. 그렇지만 국가원수의 대국민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하는 것이 김복동의 도리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국회의원출마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더 큰 약속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워싱턴=한남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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