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단념자 45만7700명…‘그냥 쉰’ 인구도 사상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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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서울시내 한 대학교 채용게시판 앞을 여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1일 서울시내 한 대학교 채용게시판 앞을 여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사람들, 즉 구직단념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도 안 하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그냥 쉬었음’ 인구도 늘었다. ‘그냥 쉰’ 인구는 통계청이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2003년 이후 4월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는 일할 능력이 있고 취업을 원하며 최근 1년 이내에 구직활동을 한 경험도 있으나, 알맞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등 노동시장 상황 등의 이유로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들이다. 사실상 ‘취포자’(취업포기자)를 뜻한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구직단념자는 45만77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800명 늘었다. 매년 4월 기준 구직단념자는 그 요건을 현재와 같이 규정해 조사한 2014년 이후 지난달이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는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업자 비율을 뜻하는 공식실업률 통계에는 집계되지 않아 ‘숨은 실업자’로 불린다. 구직단념자가 늘어나는 것은 노동시장 이탈 규모가 증가하고, 그만큼 고용시장이 경직돼 있음을 의미한다.

이렇듯 구직단념자 증가는 취업이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일을 하고 싶지만, 비자발적인 사유로 인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을 구직단념자로 분류한다”며 구직단념자 수는 실업자 수와 함께 취업난의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2∼4월 석 달 연속 10만 명대를 기록해 정부 목표(30만 명)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무는 등 고용 시장은 금융위기 후 최악의 상황으로 평가받고 있다.

‘취포자’와 함께 경제활동도 안 하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그냥 쉬었음’ 인구도 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가 ‘쉬었음’으로 분류된 이들은 올해 4월에 1년 전보다 12만2000명 늘어난 174만9000명이다. 이는 통계청이 자료를 제공한 2003년 이후 4월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거나, 일할 능력이 없어 노동 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이들이며 분류상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니다. 그 사유는 진학준비, 육아, 가사, 교육기관 통학, 연로, 심신장애, 입대 대기, 쉬었음 등으로 구분된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쉬었음’ 인구는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2개월 연속 늘었다.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사람들이 급증했다. [연합뉴스]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사람들이 급증했다. [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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