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교수 “홍준표 서한, 트럼프 대통령이 보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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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 박형준 교수. 강정현 기자, JTBC '썰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 박형준 교수. 강정현 기자, JTBC '썰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미국 백악관에 북미정상회담 관련 공개서한을 보내겠다고 한 데 대해 보수 인사인 박형준 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겠나”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홍 대표는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회담”이라면서 미국 측에 전달할 ‘한국당의 7가지 요청 사항’을 발표했다.

북한 비핵화 원칙으로 ‘PVID’(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견지할 것과 주한미군 감축‧철수 거론 불가, 북한의 국제적 범죄 행위 중단 요청, 북한 인권문제 제기‧경제적 개혁 개방 요구 등이 담겼다.

한국당은 이를 영문본 서한으로 제작해 미 백악관과 중앙정보국(CIA), 국무부, 의회에 전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유시민 작가는 이날 방송된 JTBC ‘썰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폐기를 목표로 삼아서 큰 거래를 하는 상황인데 여기에 ‘꼭 북핵 폐기해주세요’라고 보내면…이것 참 야단났네”라고 말했다.

잠시 미소만 짓던 박 교수는 “뭐, 트럼프 대통령이 제대로 보겠어요?”라고 밝혔다.

유 작가는 또 홍 대표가 북미정상회담이 지방선거 하루 전인 6월 12일 개최되는 데 대해 “북한과 문재인 정권이 지방선거 전에 북미정상회담을 해달라고 얼마나 사정했겠는가”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음모론적 시각을 제기했다.

그는 “음모론적 시각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짜고 일부러 한국의 야당을 골탕 먹이기 위해 선거 하루 전날 회담 일정을 잡은 것이다. 심지어 국제축구연맹(FIFA)도 몇 년 전부터 이 음모를 진행해 선거 다음 날 월드컵 일정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유 작가를 향해 “그렇게 놀리니까 재밌어요?”라고 물은 뒤 “이런 생각을 혹시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누구나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공감이 가지 않는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하는 것 자체가 야당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보기에 더 심각한 것은 야당의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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