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속한 소재의 예술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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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라우센버그」는 자신의작품에다「콤바인-페인팅」(Combine painting)이라는이름을 붙이기도 했으나기법상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일종의「콜라주회화」라고 불려질수 있는 성격의 작품이다. 그리고여기에서 말하는「회화」란곧 평면작품을 의미하는것이며, 그 평면에다 이른바회화적요소와는자못 이질적인 요소가 콜라주되는(붙여지는) 것이다.
문제는 그 이질적인 요소가 어떠한 것들이냐에있으며, 바로 거기에서「라우센버그」의 독특한예술세계가 특징지워지는 것이다.「라우센버그」의 작품의 특징은 일차적으로그 콜라주하는 물건들이우리의 일상적 도시 생활에서 쉽게 발견되고 또한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되고 있는 복제 도판의단편(이것들은 어디까지나이미지의 세계다)과 또일종의 문명의 페품이랄수있는 실제의 사물들(오브제)이라는데 있으며, 또한 화면에 전사(전사)된 이들 이미지에다 실제의 사물(이 작품에서는타이어)을 대담하게 결합(콤바인)시키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와같이비예술적이고 비속한 소재를 예술작품에과감하게도입하고 있다는 사실은필경예술작품의성격에 대한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다는 의미에서 1915년을 전후해서 태어난「다다」운동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거니와「라우센버그」를 두고 이른바「네오-다다」라는 이름이생겨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일(홍익대교수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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