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체크포인트] 신흥국 금융 쇼크, 국제유가 긴장 풀지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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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큰 파도 하나가 지나갔다. “세계 평화를 위해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겠다.” 1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린다고 발표하며 이렇게 트위터에 적었다.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좀처럼 공개되지 않으며 ‘물밑 북핵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다. 트럼프의 트윗 하나가 이런 시장의 불안을 잠재웠다. 지난주 후반 코스피가 상승 마감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11일 코스피 상승률은 소폭(0.55%)에 그쳤고 2500선 회복에도 실패했다.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새로운 파도 때문이다.

8일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치솟는 물가, 추락한 페소화 가치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백기를 들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전반에 걸친 위기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4회 기준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터키·러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일부 신흥국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한국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 아르헨티나의 구제금융 신청이란 ‘쇼크’에 한국 외환시장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구제금융 신청 발표 후 미국 달러당 한국 원화가치는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그래도 경계감은 늦출 수 없다. 오는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전까지 국내 증시는 2400선 후반, 2500 초반 사이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는 ‘눈치 보기’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유의해야 할 변수는 더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다. 문다솔 흥국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국제원유의 공급 변수에 대한 시장의 민감한 반응이 이어지겠다”며 “다음 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은 물가 ‘오버슈팅(단기간에 급격히 오르거나 내렸다가 장기에 걸쳐 원래 가격을 찾아가는 현상)’ 우려에 대해 촉각을 세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주 굵직한 일정은 없다. 15일 미국 소매판매지수,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산업생산지수, 중국 산업생산·소매판매지수가 공개된다. 16일 미국 산업생산지수가 발표된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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