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구미 납북사건' 국제이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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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이 27일 북한의 납치행위(abduction)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일본인 납북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어머니 사키에(70)를 출석시켜 증언을 들을 것이라고 미 의회 소식통이 9일 본지에 밝혔다.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이 미 의회에서 증언하는 것은 처음이다.

소식통은 "청문회는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 주관으로 북한의 한국인.일본인 납치 현황을 청취하게 될 것"이라며 "청문회는 메구미의 유골날조 의혹을 직접 가족에게서 듣는 한편 최근 백악관이 우려를 제기한 탈북 여성 김춘희씨의 강제 북송 문제도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사키에가 북한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미국이 납치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마침 메구미의 남편도 한국인 피랍자로 드러난 만큼 북한의 납치행위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력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는 사키에의 증언이 납치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반면 북한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일본과의 교섭에서 '납치는 양국 간의 문제'라면서 (메구미 등) 피랍자의 가족이 이 문제를 국제 이슈화하는 데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미 상원은 25일 북한의 각종 불법행위(illicit activity)에 대한 청문회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문회 개최는 상원 외교.재무위원회와 북한자유연합(North Korea Freedom Coalition.대표 수전 솔티) 등 인권단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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