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영철과 손 맞잡은 임종석 비서실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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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화면 캡처]

[사진 JTBC 화면 캡처]

지난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손을 맞잡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만찬장에서 나와 판문점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열린 환송공연을 보기 위해 자리를 옮기던 두 사람은 손을 잡은 채 걸었다. 대화를 나누던 임 실장은 자리를 안내하며 김영철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시간가량 예상한 만찬이 워낙 화기애애한 분위기여서 ‘억지로’ 끝냈다며 “어떤 국빈만찬보다 자유로운 얘기들이 오갔고, 술잔을 부딪치고 술을 따라주며 통성명을 했다”고 전했다.

임 실장과 김영철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내밀한 산책과 회동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임 실장이 “만리마 속도를 남과 북 통일의 속도로 삼자”는 김정은의 오전 환담 중 발언을 언급하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더 빠른 말을 만들어야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이 터졌다. 김영철은 “대단히 기쁜 일”이라고 화답했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현실인지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을 언급하자 김영철은 “석 달 남짓한 기간에 북남관계가 손바닥처럼 뒤집어졌다”며 직접 손바닥을 뒤집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김정은의 첫 정상회담에 배석한 김영철은 올해 들어 북한의 정세변화 움직임에서 핵심 참모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군복을 벗고 노동당의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측근이 된 김영철은 향후 서훈 국정원장과 구축한 채널을 통해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 비핵화 프로세스를 조율하고 이어가면서 정상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대화 전반에 깊숙하게 개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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