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 스미스 지음, 김석희 옮김,
미토스북스, 전 3권, 각 권 9500원
오랜만에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스펙터클 로망' 소설이 발간됐다. 무협지 저리 가라인 액션, 잔혹한 살상, 엽기적 성애담이 적절하게 펼쳐진다. 재미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1933년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북(北)로디지아(지금의 잠비아)에서 태어났다. 64년 발간한 첫 작품이 그 해 140만 부나 팔려나가면서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나일강의 여신'은 그가 93년 시작한 '이집트 시리즈' 중 하나다.
저자의 이집트 문명에 대한 경배와 찬탄은 '람세스'의 저자 크리스티앙 자크가 무색하다. 하지만 깊이는 한 급 아래. 대신 빛나는 건, 할리우드 영화로 딱이겠다 싶은 스토리와 뛰어난 시각 묘사다. 여신보다 아름다운 여인 로스트리스, 불세출의 영웅 타누스. 그들의 도도한 사랑 이야기가 김석희 씨의 유려한 번역에 힘입어 빠르게 읽힌다.
이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