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날리니 '남남'이 '동행' 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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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우리 같은 기성세대가 7080 콘서트를 보면 추억 이상의 그 무엇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해진다. 학교 수업을 마치면 명동 오비스 캐빈, 뢰벤브로이 그리고 종로 쉘브르에 가서 생맥주 마시고 커피 마시며 음악 듣는 게 낙이었다. 1980년대 초반 우리는 최성수라는 또 하나의 스타를 만날 수 있었고 그의 감미로운 음악에 빠져들었다. 83년 데뷔한 그는 '남남' '해후' '동행' '풀잎사랑' 등 주옥같은 작품을 감미로운 목소리에 실어 우리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얼마 전 최성수씨와 올 들어 두 번째 라운드를 했다. 2월에는 서원밸리 CC에서였고 며칠 전에는 레이크사이드 CC였다.

서원밸리에서는 인 코스 7번 홀(파5.490m)에서 투 온 후 버디를 해 동반자들을 경악시키더니 레이크사이드에서는 버디 4개를 잡으며 73타(1오버파)를 쳤다. 그는 늘 이븐파를 노리는 진짜 고수다.

그에게 고수가 되는 비결을 물어보았다.

"늘 근육기억운동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집에서도 거울을 보면서 연습 스윙을 하고 골프장 갈 때는 한 시간 전에 가서 퍼팅 연습을 합니다. 한 달에 일곱 번 나가면 7시간 퍼팅 연습하는 셈이죠."

최성수씨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60~270m로 호쾌한 스윙이다. 어프로치와 퍼팅도 정교하다. 최씨와 라운드하면 따뜻함과 차가움이 함께 느껴진다. 늘 동반자를 배려하고 앞니를 다 내놓고 웃는 모습은 정말 따뜻하다. 게다가 목소리는 늘 달콤하다. 그러나 드라이버를 휘두를 때는 검투사 같고 어프로치와 퍼팅을 할 때는 매서운 독수리 같다.

그의 노래에서도 '사랑 속의 냉기'와 '이별 속의 온기'를 늘 함께 느낀다.

"동행과 남남 중 어느 곡을 더 좋아하죠?"

"동행이 더 좋죠, 우선 가사가 좋잖아요."

"가수가 골프를 좋아하는 이유는?"

"노래도 열정, 골프도 열정, 골프 좋아하는 연예인은 스캔들도 없어요."

"골프는 주로 누구하고 합니까?"

"탤런트 강석우씨 부부와 자주 하는데 형수님 실력은 정말 프로급입니다. 가수 권인하씨는 잘 알려진 고수고 탤런트 김영철씨, 개그맨 최홍림씨와 자주 필드에 나가는데 모두 수준급 실력입니다."

그는 미국에서 버클리 음대 작곡과와 뮤지컬과에서 공부했다. 그때 외로움을 떨치고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 골프에 빠졌다.

"연예인은 외골수가 많죠. 저도 마찬가집니다. 그러나 골프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고, 그만큼 안목이 넓어졌으며 인생을 배웠습니다. 골프는 내 인생의 스승입니다."

그는 특히 잘나갈 때 방심하면 무너지는 것이 골프나 인기인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나는 가끔 골프의 매력을 '장벽 제거'라 생각한다. 나이 불문, 직업 불문, 남녀 불문, 학력 불문, 지역 불문하고 골프를 하면 누구나 마음이 활짝 열리기 때문이다.

7080 콘서트처럼 골프는 세상의 여러 가지 장벽을 허무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남남'보다 '동행'이 좋다는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역시 골프의 매력은 '동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원포인트 레슨=골프는 '남남'을 '동행'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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