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농구선수에 물었습니다 최고의 국내 프로 선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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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고교 남자 농구 선수들에게 "프로에서 누가 가장 잘하는 선수인가"라고 물으면 가드는 김승현(오리온스), 골밑 선수(포워드.센터)들은 추승균(KCC)이라고 대답한다.

◆ 정점의 가드 김승현

학생 선수들에게 김승현은 가드로서 오를 수 있는 정점이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가장 멋진 패스를 할 수 있는 선수다. 거기에 결정적인 한방까지 겸비했다. 김승현이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플레이가 바로 그랬다. 1일 1차전에서는 연속 3점슛으로 4쿼터 막판 경기를 뒤집었고, 3차전에서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연속 어시스트로 역전승을 일궜다. 김승현은 6강 3경기에서 평균 16.3득점 6.7어시스트 4.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승현은 프로에 데뷔한 2001~2002시즌,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팀은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시즌 챔피언에까지 올랐다. 데뷔 후 늘 팀의 주연이었다. 이번에도 "팀을 우승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것은 곧 그의 MVP를 의미할 것이다.

◆ 생존 성공 모델 추승균

학생 선수들은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추승균처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존을 위한 '성공 모델'인 셈이다. 프로 무대에서 골밑은 외국인 선수들 차지다. 추승균은 외국인 선수에게 부족한 압박 수비, 안정된 득점력, 강한 리더십이 있다. 추승균은 KTF와의 6강 두 경기 모두 40분 풀타임으로 뛰면서 평균 23.5득점을 올렸다. 정규리그 1위인 자유투 성공률(87.95%)은 플레이오프에서 100%(11개 모두 성공)로 업그레이드됐다. 2일 2차전에서는 74-77로 뒤진 종료 3초 전 기적 같은 4점 플레이(3점슛과 바스켓카운트)로 팀을 4강에 올려놓았다.

1997~98시즌에 데뷔한 추승균은 늘 조연이었다. 통산 일곱 번째로 '수비 5걸'에 선정된 후 "이제 다른 상을 받을 때도 됐다"며 웃었던 추승균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MVP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김승현과 추승균은 6강 플레이오프 수훈선수에 선정됐다. 프로농구연맹(KBL) 경기기술위원회가 6일 실시한 수훈선수 투표에서 추승균은 만장일치(11표), 김승현은 7표(리 벤슨 2표)를 얻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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