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고물상 '불황 특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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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부팅 안되는 컴퓨터 팝니다''고장난 휴대전화 사세요'.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은 9일부터 고장난 제품만 거래하는 '고장 상품 특별전'을 연다.

옥션 최상기 차장은 "최근 경기부진 등의 영향으로 고장난 물건이라도 버리지 않고 경매에 올려 팔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 특별행사를 마련했다"며 "고장난 제품을 누가 살까 싶지만 현재 옥션에서만 하루 2백~3백개의 고장난 제품이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되는 물건은 주로 컴퓨터 세트나 하드디스크.메인보드.CPU 등 부품, 휴대전화 등이다.

구입자들은 대부분 분해.조립을 즐기는 이른바 매니어 및 수리해 쓰거나 상태가 좋은 부품을 골라내 다시 사용하려는 '알뜰족'들이다.

이 때문에 제품설명란에는 고장 상태와 부위가 자세히 소개된다. 또 간단한 수리만 거치면 쓸 수 있는 제품에는 치열한 입찰경쟁도 붙는다.

'고물'인 만큼 가격은 무척 싸다. 최근 이 사이트에서는 정상가격이 1백만원을 넘는 노트북이 5만7천원, 고장난 하드디스크 29개가 4만4천원에 거래됐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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