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호 삼성 감독, 윌리엄스만 생각하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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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크리스) 윌리엄스(사진(下))가 우리 팀에서 뛰었다면 지금 모비스에서 하는 것만큼 빛나는 활약을 했을까요?"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훈련 중인 프로농구 삼성의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4일 저녁 함께 식사를 했다. 한 프런트 직원이 안준호(上) 감독에게 윌리엄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안 감독은 "우리 팀에서도 크게 활약했을 것"이라며 "지금 모비스는 윌리엄스의 팀"이라고도 했다.

안 감독의 말은 윌리엄스에 대한 경계심을 보여준다. 삼성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신하며, 파트너는 당연히 정규리그 1위 모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4강전 준비를 하면서도 윌리엄스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사실은 삼성도 지난해 윌리엄스 영입을 고려했다. 5월 말에 독일로 연락해 윌리엄스의 경기 비디오를 찾았다. 그런데 6월 4일,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이 먼저 움직였다. 윌리엄스가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프랑크푸르트로 날아간 것이다. 원래 두 경기를 보려 했지만 한 경기만 보고 돌아왔다. "더 볼 것도 없이 내가 원하던 바로 그 선수"라면서.

삼성이 미적거린 것은 '큰 선수'를 먼저 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서장훈이 골밑을 완전히 책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키 크고 힘센 센터를 물색했다. '작은 선수'는 그 다음 문제라고 본 것이다. 삼성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어찌 됐든 윌리엄스는 적이 되었고, 삼성은 윌리엄스를 제압해야 우승할 수 있다. 안 감독이 보는 윌리엄스는 쉽게 잡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윌리엄스는 한국에 오기 전 호주(2003년.시드니)와 독일(2004~2005년.프랑크푸르트)에서 뛰었다. 그가 소속했던 팀은 모두 우승했다. 호주에서는 최우수선수, 독일에서는 최우수 외국인선수가 됐다. 이 경력도 안 감독 입장에서는 꺼림칙하다. 안 감독은 "결국은 스타가 큰일을 해낸다"고 믿는 사람이다. 윌리엄스의 경력도 모비스가 가진 경기력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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