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구"후련한 원정"|첫 해외 방어전 통쾌한 8회KO승…15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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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동경=최철주특파원】WBC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 장정구 (장정구·25·극동)가 자신의 첫 해외원정경기를 후련한 TKO로 장식, 15차방어에 성공했다.
장정구는 27일 동경 고라쿠엔특설링에서 가진 동급7위인 일본의 「오하시·히데유키」(대교수항·23)와의 타이틀매치에서 근래 보기드문 적극적인 파이팅을 보이며 도전자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7차례의 다운을 빼앗은 끝에 8회 1분47초만에 TKO승을 거뒀다.
이로써 챔피언 강정구는 83년 파나마의 「힐라리오·사파타」로부터 타이틀을 빼앗은 이후 근5년만에 처음으로 가진 해외원정경기에서 승리, 「안방 챔피언」이라는 불명예를 말끔히 씻어내는 한편 국내복로서는 최고 대전료인 15만달러를 거둬들였다.
장의 이날 경기는 『적극공략이 최대방어』라는 복싱의 교과서적 원론을 실감케한 한판승부.
도전자 「오하시」가 프로경력 10전의 풋나기 복서이긴 하지만 적지 (적지)경기의 불리함을 의식한 장은 초반부터 주특기인 좌우연타공격을 맹렬히 퍼부어 도전자의 페이스를 흐트러뜨린 것이 주효했다.
패하더라도 2개의 옵션(배면약정)이 걸려있다는 여유도 있었지만 판정으로 몰고가면 챔피언 벨트를 뺏기게 된다는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 장은 1회부터 적극공략으로 도전자를 압도했으며 3회에는 통렬한 어퍼컷을 「오하시」의 턱에 적중, 첫번째 다운을 뺏고 잇달아 두차례 넘어뜨리는등 한회에 세차례 다운시킴으로써 주도권을 장악했다.
장은 7회에도 두차례, 8회에 다시 두차례에 걸쳐 도전자를 캔버스에 누이는 투혼을 보였다.
이날 3명의 부심은 7회까지 채점에서도 68-63, 68-63, 67-66으로 장에게 우세를 줬다.
한편 장이 소속한 극동프러모션측은 16차방어전을 오는 8월말 동급 6위인 멕시코의 「산체스·배데스」와 국내에서 치를 계획이다.
장은 15차 방어전까지 대전료로만 모두 13억2천여만원을 벌어들였다. 이번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장뿐아니라 극동프러모션측도 KBS중계료 9천만원을 몽땅 차지하는등 복서·매니저모두 막대한 돈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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