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무대는 살풀이춤·사물놀이와 함께 야외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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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국악과 양악에 대한 차등행정을 시정하라며 16일간 철야농성을 벌였던 서울 시립국악관현악단이 김용만씨(47)를 새지휘자로 맞았다.
『남녀노소가 국악의 재미와 참맛을 즐길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하면서 「우리음악」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읍니다.』
지난 5월의 철야농성을 「국악인들의 눈물겨운자각」으로 평가하는 김씨는 「지휘자 독재」를 과감히 탈피하여 단원 모두가 두루 참여하는 「민주적분위기」속에서 국악의 보급과 발전에 앞장설 것을 거듭 다짐한다. 전체단원49명중 48명의 절대적인 지지로 추천되어 그대로 임명이 결정된만큼 단원들과 지휘자 사이의 심각한 갈등이나 불협화음없이 「이 중요한 국악발전의 계기」를 잘 살릴수 있으리라며 자신있는 표정.
국립국악원 초대원장을 지낸 죽헌 김기수선생의 차남. 국악고등학교와 서울대 음대 국악과를 졸업한뒤 86년 미국 골든스테이트 주립대학교에서 「한국음악사로 본 중국과 한국 음악의 다른점」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다 돌아왔다.
오는7월29일의 취임 첫무대부터 「뭔가 보여주겠다」는 그는 우선 연주장소를 야외로 끌어내 서울세종문화회관 분수대 주변에서 우리노래와 함께『살풀이』등 전통무용과 흥겨운 사물놀이 공연을 곁들일 계획.
또 관객과 함께 민요를 합창하는등 참가자 전원이 신나게 한바탕 어우러질수 있는 공연도 마련하겠다고.
앞으로 단원수도 1백20명 수준으로 크게 늘리는등 「국악의 제자리찾기바람」을 일으키겠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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