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예술대, ‘미투 가해’ 강사 해고… 학생 폭로 하루 만에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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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 이미지. [사진제공=픽사베이]

미투 운동 이미지. [사진제공=픽사베이]

백석예술대에서 재학생이 강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학교 측이 의혹 제기 하루 만에 해당 강사를 해고하기로 했다.

31일 백석예술대는 진상조사위원회를 열어 성희롱 의혹이 제기된 음악예술학부 실용음악 전공 시간강사 H씨의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페이스북 ‘백석예술대 대나무숲’에 “신입생 때 H 교수(강사)가 남자친구와의 성생활에 관해 묻는 등 수치스러운 질문을 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의 작성자는 “실용음악과 H 교수가 음란 동영상을 보내주겠다는 말을 하고 성인용품을 사용해보라고 말했다”며 “수업이 끝나고 엉덩이를 치고, 얼굴에 ‘색기가 흐른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과를 받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지만, 진심 어린 사과는커녕 제자들을 가르칠 수 있게 한 번만 기회를 달라는 식의 말만 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H 교수에게 수업을 받을 학생들과 이를 지켜보며 괴로워할 저를 생각해서라도 더이상 숨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라도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려고 용기 내서 저의 이야기를 밝히려 한다”고 말했다.

백석예술대는 의혹이 제기되자 H씨의 수업을 중단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H씨를 불러 조사한 결과 학생의 주장대로 수차례에 걸친 성희롱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백석예술대 관계자는 “당사자는 전임교원이 아니고 시간강사”며 “당사자가 학생의 주장을 인정한 만큼 신속하게 계약 해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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