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만에 베일 벗은 블루 다이아몬드…경매 예상가격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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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넘게 베일 속에 싸여 있던 블루 다이아몬드가 오는 5월 최초로 경매 시장에 나온다.

[사진 소더비 홈페이지]

[사진 소더비 홈페이지]

홍콩 경매업체 소더비는 5월 경매를 앞두고 전시실에 6.16캐럿짜리 블루 다이아몬드를 전시했다. 이 보석이 일반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pear) 모양으로 푸른빛을 띠는 이 다이아몬드는 1715년 스페인의 펠리페 5세의 두 번째 왕비 엘리자베스 파르네세(1692~1766)의 것으로, ‘파르네세 블루’(The Farnese Blue)로 불린다.

이후 파르네세 왕비의 후손이 유럽의 다른 왕가와 결혼하면서, 7대에 걸쳐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4개국의 왕족에 대물림됐다. 한때 루이 16세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의 왕관의 장식에 쓰이기도 했다.

푸른색은 17~18세기 유럽에서 ‘왕의 색’으로 인식되면서 블루 다이아몬드는 왕가의 최고 유물로 여겨졌다. 이 보석은 당시 세계에서 유일했던 인도 골콘다의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채굴됐다.

데이비드 베넷 소더비 스위스 대표는 “유럽의 300년 역사를 지켜봐 온 보석을 만지게 된 감격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다이아몬드는 지금까지 이를 소유한 왕족들이 개인 보석함에만 보관해와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의 주인이 처음으로 이를 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런던·뉴욕·싱가포르·타이베이에서 전시된 뒤, 5월 15일 제네바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현재 최고 예상 가격은 527만 달러(약 56억원)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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