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폭력치사·아들은 소사|빚독촉 모자 잇달아 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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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빚독촉에 나섰던 50대 어머니와 30대아들등 모자가 3개월사이 잇달아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 모자가 채권 채무나 원한등의 이유로 동일범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있다.
◇아들 피살=12일 오전4시쯤 안양시호계동 태화아파트 나동206호 윤동길씨 (32·S공업사기능공)집에서 불이나 안방에서 혼자 잠자던 윤씨가 얼굴·다리등이 불에 타 숨진채 발견됐다.
윤씨는 담요를 덮고 반듯이 누운채 숨져 있었고 방바닥에는 빈소주병 2개와 담배꽁초, 석유냄새가 나는 타다남은 손지갑등이 흩어져 있었다.
윤씨는 중학교를 졸업, 정밀기계기능을 익혀 84년부터 3년간 사우디아라비아에 취업했다가 87년5월 귀국했으며 그동안 2천5백여만원을 어머니 유진순씨(55·피살)에게 송금했으나 유씨가 이돈을 주위사람들에게 빌려주고 받지 못해 고민해왔다는것.
윤씨는 귀국후 어머니와 함께 채무자들을 찾아다니며 빚독촉을 하다 지난3월 어머니가 살해되자 최근에는 혼자 빚을 받으러다녔던 것으로 밝혀졌다.
◇어머니 피살=지난 3월19일 오후2시쯤 윤씨의 아파트에서 1㎞쯤 떨어진 호계동 변두리 비닐하우스 움막안에서 윤씨의 어머니 유씨가 폭행을 당한뒤 목이 졸려 숨진채 발견됐다.
유씨는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으며 하의가 절반쯤 벗겨진채 볏짚단에 덮여 있었다.
유씨는 구정 전날인 2월17일『동네사람들에게 빌려준 돈을 받으러 간다』고 집을 나간후 한달만에 발견된 것.
◇경찰수사=경찰은▲아들 윤씨가 술·담배를 전혀 못하는데도 방안에 술병·담배꽁초가 널려있고▲석유냄새가 나는 지갑이 발견된 점▲반듯이 누운자세로 숨져 있는점 등으로 미뤄 범인들이 윤씨를 살해한뒤 석유를 뿌리고 불을질러 화재로 위장한것으로 보고 14일 부검을 했다.
경찰은 또 현장에 소주잔 3개가 있었던 점으로 보아 범인은 2명쯤의 면식범일 것으로 추정하고 특히 윤씨가 어머니 피살후 채무자를 만나러 갈때마다『불안하다』면서 손칼을 준비해 다녔으며 방안에도 각목등을 준비해 놓았던 것을 밝혀내고 채권 채무에 얽힌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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