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경험·지식활용 할 나이|55세 정년은 사회적손실|우정열<부산시괴정3동 240의 8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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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우리 기업들의 88%가 55세 정년제를 실시하고 있고 근로자의 91%가 정년연장을 희망한다』(중앙일보 5월21일·일부지방 22일자)는 보도는 정년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68.1세(남64.9,여71.3)로 늘어나 70세를 조금 넘는 선진국에 바짝 접근하고 있다.
그런데도 평균수명이 55.2세이던 지난 62년에 시작된 정년제가 아직도 시행되고 있음은 모순이 아닐수 없다. 대개 55세나 60세면 정년이란 사슬에 걸려 본의 아니게 직장을 떠난다. 조혼을 했던 옛날과는 달리 요즘은 결혼도 늦고 55세 전후면 자식이 대학생이거나 결혼적령이 되어 뒷바라지가 한창인 것이 우리 실정이다.
「유능한 노인 아닌 노인」을 양산하는 오늘의 정년제는 고쳐져야 한다. 또 정년퇴직후 다시 취업해 재직때의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활용할수 있는 기회가 다양하게 마련될수 있는 제도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웃 일본에서는 재취업제도를 채택한 기관이 많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단 한번 밖에 없는 인생의 사회적 활동을 인위적으로 정지시키는 정년보다 일방적인 복종이 아닌 당사자들의 합의를 전제로 성립되는 근무연한의 약속인 정년이 더 바람직스럽다. 근로능력이나 생계 유지여부, 소득유무에 관계없이 억지로 축출당하는 현행 정년제는 노후대책이 확립되고 강제 퇴직이 아닌 자유 의사에 따라 물러나는 제도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나 기업은 고용기회를 더 넓히고 업무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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