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민경갑·오태학·이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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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예전처럼 응모 작품수는 대단히 많았고 표현수법과 경향도 다채로왔으나 그 내면은 기대한 만큼 알찬것이 못되었다.
심사위원들은 대체적으로 작품에 임하는 태도의 진지함과 성실성, 그리고 기본기가 부족했다고 느꼈다. 작품을 해석하는 방법이 현대적인 것에만 집착하려고 한탓에 화면의 형상이 무리하게 이루어졌거나 기분과 분위기에 흐른 허약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통적인 수묵화의 풍경작품들에서도 생동하는 필치가 주목되는 화면을 대하기가 어려웠다.
그런 가운데서도 특선작으로 고른 작품들은 여러 경향과 표현기법면의 장려라는 배려도 있었으나 그런대로 금년의 수확으로 여길수있는 상당한 수준의 작품으로 평가할만 했다.
마지막 대상선정에서는 심시위원들간에 많은 토론이 있은끝에 채색화로서 신선한 표현감각이 돋보인 이금희의 『동심』으로 결정했다.
대상수상작인 『동심』은 우리의 삶을 차분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읽고 전문적인 필묵의 맛을 나름대로 소화하여 현대적인 필치로 구성한 수작이었다. 그러나 맑고 담백하면서도 깊이있는 묵의 맛이 약했다.
장려상인 이상빈의 『항구I』도 전년의 작품에 비해서 새로운 변신과 뚜렷한 저력이 잘 발휘된 작품이다. 그러나 좀더 적극적인 화면과의 대결의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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